music17 Englishman in New York - 뉴욕의 무채색 감성, 남자의 슈트 나만의 애국가가 된 이방인의 노래스무살, 지금부터 30여년 전 처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을 때 나만의 애국가처럼 듣던 곡이 있다. Sting의 'Englishman in New York'이다. 당시 이 곡에서 나오는 퍼커션과 칼진 목소리, 가사의 외로움까지 내 생활이 이 곡을 닮아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자리잡은 기억으로 지나온 시간 속에서 이제 이 곡은 굵직한 자리매김을 하고 나의 소중한 음악이 되었다. 이방인이라는 정체성의 발견1987년 발표된 이 곡은 원래 영국인 퀸틴 크리스프(Quentin Crisp)의 뉴욕 생활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내게는 한국인 청년이 미국 땅에 처음 발을 디디며 느꼈던 복잡한 감정들을 대변하는 곡이 되었다. "I'm an alien, I'm a legal.. 2025. 7. 5. 데이브 그루신, 30년 세월을 넘어선 'Early A.M. Attitude'와 모닝커피 추억이 참 많은 음악 입니다. 그시절의 음악들을 꺼내 보면 그시절의 장면들이 영화처럼 펼쳐집니다. 마냥 신나기만 하던 캠퍼스의 아침을 아주 선명하게 기억나게 하는 음악을 찾아 봅니다. 아침을 여는 소리, 여러분에게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게는 데이브 그루신(Dave Grusin)의 'Early A.M. Attitude' 선율과 함께하는 모닝커피 한 잔이 전부입니다. 이 특별한 의식은 30여 년 전, 어렴풋한 캠퍼스의 기억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앳된 얼굴로 교내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재즈에 귀 기울이던 그 시절, 손에 들린 건 쌉쌀한 자판기 커피 한 잔이었죠. 50줄에 들어선 지금, 저는 향긋한 원두커피를 마시며 그때의 아련한 추억을 소환하고 있습니다. 이 곡이 단순한 음악을 넘어 제 삶의 한 부분으.. 2025. 7. 5. 장사익 '봄날은 간다'와 아버지의 소주 한잔 추억 가끔 쿵하고 가슴을 치는 곡이 있습니다. 저에게 장사익 선생님의 '봄날은 간다'가 바로 그렇습니다.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저는 늘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립니다. 연분홍 치마가 휘날리는 봄날의 풍경과 함께 흘러나오는 그의 절절한 목소리는, 바쁜 세상 속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아버지의 그림자를 제 마음속에 드리웁니다. 그리고 그 순간, 마치 어제 일처럼 아버지와 함께 나눴던 소주 한 잔의 기억이 선명하게 되살아나곤 합니다.그저 불효자인것을 아이를 낳고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한번 시간이 주어진다면 진하게 웃고 또 웃으며 아버님께 술한잔 올리고 싶은 그런 곡입니다. 너무 일찍 제곁을 떠나 하늘에서 자유롭게 빛나고 계실 아버지를 떠올립니다. 소박한 가자미 찜에 막걸리 한잔. 가끔은 아들과 기울이는 소주한.. 2025. 7. 4. 바흐 첼로 무반주곡 1번 프렐류드와 함께하는 고요한 식사 가끔은 세상의 모든 소음이 잦아든 고요함 속에서 진정한 자신을 마주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의 첼로 무반주곡 1번 프렐류드[Suite for Solo Cello No. 1 in G major, BWV 1007 – I. Prélude]를 찾곤 합니다. 첼로의 깊고 풍부한 저음이 공간을 가득 채우면, 그 어떤 복잡한 생각도 사라지고 오롯이 제 내면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숭고한 선율과 가장 잘 어울리는 순간은 바로 혼자만의 조용한 식사 시간입니다. 접시에 담긴 음식 하나하나의 맛과 질감을 온전히 느끼고, 한 끼 식사가 주는 평화로운 위안을 만끽하는 시간이죠.오늘은 제가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바흐의 걸작과 함께하는 고독한.. 2025. 7. 4. 로버트 마일즈의 'Children': 가슴 떨리던 20대의 시절을 떠올리다 저는 살면서 수많은 음악을 들었지만, 어떤 곡들은 단순한 멜로디를 넘어선 특별한 기억과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저에게 로버트 마일즈(Robert Miles)의 'Children [Dream Version]'이 바로 그런 곡입니다.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의 떨림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마치 꿈속을 유영하는 듯한 피아노 선율과 몽환적인 비트가 저를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이끌었죠. 그때의 저는 20대 후반, 세상의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알아가던 시절이었습니다. 이 곡은 제 감성 깊은 곳에 스며들어,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잃지 말아야 할 순수함과 꿈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오늘은 이 곡이 저의 삶에 어떤 의미였는지, 그리고 50대가 된 지금, 'Children'을 들으며 제가 느끼는 감정의 변화와 깊이에.. 2025. 7. 4. '겨울연가' OST와 따뜻한 만둣국: 50대, 첫사랑의 추억 속에서 몸과 마음을 녹이다 찬 바람이 옷깃을 스치는 계절이 오면, 저는 으레 잊고 지냈던 아련한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둘씩 맞춰보곤 합니다. 특히 2000년대 초,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를 '겨울연가' 신드롬에 빠뜨렸던 그 드라마, 배용준과 최지우가 엮어낸 준상과 유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는 저의 첫사랑 기억과 묘하게 겹쳐지며 깊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곤 하죠. 그리고 이 아련한 감성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따뜻한 만둣국 한 그릇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소박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깊은 정성과 온기가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따스하게 채워주니까요.오늘은 제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겨울연가'의 아련한 선율과 만둣국의 포근한 온기가 50대 남자의 가슴 속에 어떻게 첫사랑의 추억을 소환하고, 그 속에서 소박하지만 진정한 .. 2025. 7. 2.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