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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도전의 의지를 굳세게 해주는 음악 :'Walking in Memphis', 노래에서 힘을 얻은 나의 19살.

by GV 젠틀맨 바이브 2025.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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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난생처음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때의 감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처음 도착한 뉴욕은 영화처럼 멋지기만 한것은 아니였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듣게된 노래 'walking in memphis' 강렬한 가사만큼 무엇인가를 하려면 이정도의 이끌림은 있어야지 싶은 곡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곡속에 나오는 거리며 풍경을 직접 보고 싶어 Gray hound에 몸을 싣고 멤스스로 향했습니다. 지금이라면 아마 엄청난 두려움이 앞섰을 텐데, 당시의 저는 오로지 설렘과 벅찬 기대감으로 가득했습니다. 미지의 땅, 광활한 미국 대륙에 발을 딛는다는 것은 마치 거대한 도전을 시작하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죠. 그리고 그 벅참을 그대로 노래하는 듯한 곡이 있었습니다. 바로 Marc Cohn의 'Walking in Memphis'. 1994년, 이 노래를 즐겨 들으며 저는 언젠가 꼭 멤피스를 직접 걷고 싶다는 꿈을 키웠고, 마침내 그 꿈을 이뤘을 때, 곡 속의 유니온 애비뉴를 거닐며 Marc Cohn의 목소리를 흉내 내보던 기억은 제 인생의 특별한 한 페이지로 남아있습니다. 이곡은 Cher도 다른 음색으로 불러 다시한번 유명세를 떨치게 됩니다. 오늘은 이곡을 들으면서 나의 젊은 날을 잠시 그리워 하면서 커피를 마시려 합니다.

 

1991 memphis union ave. photo from Central Gardens Association
1991 memphis union ave. photo from Central Gardens Association


푸른 스웨이드 슈즈와 함께, 멤피스에 발을 들이다

“Put on my blue suede shoes and I boarded the plane.” 노래의 첫 소절처럼, 저 역시 마음속에 푸른 설렘을 가득 안고 멤피스로 향했습니다. 멤피스는 제게 단순한 도시가 아니었습니다. 전설적인 로큰롤의 왕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의 숨결이 살아 숨 쉬고, 블루스의 아버지 W.C. Handy의 영혼이 깃든 델타 블루스의 땅. 음악을 사랑하는 이에게 멤피스는 단순한 지명이 아닌, 성지와도 같은 곳이었죠. 저는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치 음악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순례자가 된 기분이었달까요. 그곳의 공기는 음악의 역사로 가득 차 있었고, 저는 그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며 벅찬 감동에 젖었습니다.

멤피스에 입성하는 순간은 제게 마치 영적인 체험 같았습니다. ‘Walking in Memphis’에서 Marc Cohn이 “Beale Street 위를 마치 공중에 뜬 듯 걷고, Elvis의 유령을 따라 Graceland와 Jungle Room을 경험한다”고 노래하듯이, 저 역시 빌 스트리트(Beale Street)의 활기 넘치는 거리를 거닐며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황홀경에 빠져들었습니다. 거리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블루스, 소울, 그리고 가스펠 음악은 제 심장을 울렸고, 그제야 저는 이곳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음악의 영혼이 살아 숨 쉬는 곳임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Graceland에 도착했을 때는 묘한 경외감마저 들었습니다. 그곳은 엘비스의 집이라기보다는, 그의 음악적 유산과 영혼이 그대로 보존된 신성한 공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예기치 못한 만남, 영혼의 전환점

멤피스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음악 여행을 넘어, 제 삶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미시시피 인근의 어느 무명 라이브 카페에서 만난 Muriel과의 만남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허름하지만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그녀는 마치 제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Amazing Grace'를 불렀죠. 그녀의 깊고 울림 있는 목소리가 제 마음속 깊은 곳까지 스며들 때, 그녀는 제게 “Tell me are you a Christian, child?”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잠시 망설이다 “I am tonight”라고 답했습니다. 유대교인 Marc Cohn이 그 순간 영적 연결을 느끼고, 이 경험이 그의 작곡에 결정적 전환점이 되었다고 고백했듯이, 저 역시 그 순간 종교를 넘어선 깊은 '영적 깨어남'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특정 종교의 교리를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서, 음악과 사람을 통해 순수한 위로와 영감을 얻는 순간이었죠. 19살의 저는 그 순간, 세상의 거대한 아름다움과 인간 내면의 깊은 울림을 동시에 경험했습니다. 그 만남은 제 안에 갇혀 있던 답답함을 깨뜨리고, 새로운 창조적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반복되는 질문 속, 나를 되돌아보다

'Walking in Memphis'의 후렴구는 계속해서 제 귀에 맴돌았습니다. “Walking in Memphis, I was walking with my feet ten feet off of Beale / But do I really feel the way I feel?” 이 질문은 단순한 감각이 아닌, 제 감정의 진정성과 내부의 변화를 스스로 점검하는 자기 성찰의 의도를 담고 있었습니다. 멤피스의 공기를 마시고, 음악을 듣고, 사람들을 만나며 저는 분명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지만, 이 모든 것이 정말 진심으로 느껴지는 것인지, 혹은 그저 여행이라는 환상에 취한 것인지 스스로에게 되묻게 되었습니다.

멤피스로 떠난 여정은 제게 단순한 관광이 아닌, 내면의 '붓막힘'을 깨뜨리기 위한 영혼의 재생 과정이었습니다. 19살, 미지의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저에게 Marc Cohn은 음악적 뿌리에 대한 경의를 넘어서, 엘비스, W.C. Handy, 알 그린(Al Green)과 같은 블루스와 가스펠 거장들을 직접 만나고 체험함으로써, 음악적 기원을 심도 있게 경험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저 자신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내 안의 감정을 정말 느끼는가?”라는 반복 질문은 정체성과 감정의 진위를 찾는 심리적 탐구를 이끌어냈고, 이는 앞으로 제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어떤 음악을 해야 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이어졌습니다.

유대인인 Marc Cohn이 Muriel과의 경험 속에서 “Christian child”라고 답한 순간은 저에게도 종교를 넘어선 “영적 깨어남” 또는 “영감의 순간”으로 해석되었습니다. 저의 멤피스 경험은 특정 신앙의 발견이라기보다는,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과 예술의 힘을 통해 내면의 장벽을 허무는 과정이었습니다. 그 경험은 제가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있어, 고통과 좌절 속에서도 영감을 얻고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었습니다.


멤피스의 속삭임, 나의 오늘을 만들다

멤피스에서 돌아온 후, 저는 더 이상 방황하는 19살의 제가 아니었습니다. 'Walking in Memphis'라는 노래와 그곳에서의 경험은 제게 세상과의 연결 고리를 다시 찾게 해주었고, 무엇보다 저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음악이 주는 위로와 영감, 그리고 예상치 못한 만남을 통해 저는 삶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했습니다.

오늘날 저는 여전히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19살의 제가 멤피스 거리 위를 걷던 그 순간의 설렘과 용기, 그리고 영적인 충만함을 다시 느낍니다. 'Walking in Memphis'는 제게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미지의 세계로 발을 내딛는 용기, 그리고 그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영원한 동반자입니다. 그 곡이 이끌었던 저의 특별한 영적 도전은, 지금의 저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제가 어떤 어려움에 직면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그날 멤피스에서 걸었던 발걸음은, 오늘을 사는 나의 용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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